용인병원유지재단지부 파업 22일차, 사측은 여전히 노조 무시

지난 6월 1일 열린 용인정신병원 관련 보건의료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 @보건의료노조

▲ 용인병원유지재단지부의 파업 22일차를 알리는 현수막

2016년 6월 30일부로 보건의료노조 용인병원유지재단지부(지부장 홍혜란/간호사)가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을 시작한지 벌써 22일째이다.

용인병원유지재단(이사장 이효진(여·34), 이하 유지재단)은 용인정신병원, 경기도정신병원, 경기도노인전문병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직원 수는 500여 명이고, 조합원 수는 181명(지난 6월 4일 현재)이라고 한다.

용인병원유지재단지부 홍혜란 지부장은 노조설립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100여명이 넘는 간호사와 보호사의 파업은 사실 작년 9월 부터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용인정신병원은 서울시립 건물 하나, 경기도립 건물 하나, 이사장 소유 건물 두 개로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작년 9월 서울시립병원이 28년 만에 특별감사를 받게 됩니다. 감사 결과 환자급식재료 허위지출, 불분명한 법인카드사용 등 11개의 부정사항이 드러났습니다.

이후 병원 측은 아무런 해명 없이 서울시에 병원을 반납했습니다. 이 때 환자와 근무자 모두 용인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사장은 “이 모든 것을 책임진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에 가지 않겠다는 서명도 근무자들에게 받아냈습니다. 서울시가 고용 승계하겠다는 말을 저희에게 전달하지도 않고, 서울시가 갑질을 해서 빼앗아 갔다 말하며 저희 근무자들을 서울로 데려가 집회까지 하게 했습니다.

그 후 작년 12월 경영이 어렵다며 상여금을 주지 않았고, 정리해고 한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고용불안에 2월 25일 노조를 설립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카드뉴스> 용인정신유지재단지부 조합원들이 파업을 벌이는 이유

* 보건의료노조 제작

이어 “그 후 경영이 어렵다며 2월에 복지부에서 발표한 장기입원환자에 대한 수가를 차등지급한다는 발표에 의료급여환자는 돈이 안 된다며 500명을 퇴원시키고, 직원 150명 정리해고 하겠다고 했습니다.

노사협의회가 불법이라고 노동청의 행정지도가 있었는데, 이를 무시하고 그 다음날 노사협의회를 통해 20명을 정리해고 했습니다.”라고 밝히며 고용불안때문에 노조가 만들어졌는데, 노조를 배제하고 유지재단이 노사협의회를 통해 편법으로 정리해고를 단행한 것에 대해 분노했다.

5월 11일, 지부사무장과 지부 간부를 비롯한 조합원, 직원 20명은 유지재단으로부터 전화와 문서로 6월 10일부로 정리해고를 했다는 통지받았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4월 15일 유지재단이 근로자위원 선출과정 등의 불법행위에 대해 <근로자 참여 및 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경기고용노동지청(이하 노동지청)에 진정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노동지청은 지난 5월 10일 1차적으로 "근로자위원 10명 중 7명이 직접․ 비밀․ 무기명 선출규정을 어기고 선출되었으므로, 적법하게 선출하여 노사협의회를 운영해 줄 것을 재단 측에 행정지도 하였다."는 진정 처리결과를 전달했다. 이로써 그동안 보건의료노조가 지속적으로 재단 측에 문제제기해 왔던 노사협의회가 불법이었음이 확인됐다.

그러나, 재단 측은 노사협의회를 통해 정리해고 관련 수순을 밟아 왔던 노사협의회 운영은 모두 불법이었음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10일 긴급노사협의회를 개최해 집행했다. 노동지청의 행정지도를 무시한 채 정리해고를 계획대로 실행한 것이다.

보건의료노조에 의하면 "유지재단은 그간 노동자들에게 이렇다 할 설명도 없이 8년 동안 임금을 동결시켜왔고, 상여금 체불도 있었으나 사과 한마디 없었다.”고 한다.

이 뿐 아니라 지난 5월 10일 홍혜란 지부장을 원무행정업무에 대한 방해와 의료법위반 등을 이유로 징계해고 했다. 인사위원회는 홍 지부장의 정당한 소명에 귀 기울이지 않고 마치 짜놓은 각본대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고 한다.

이어 보건의료노조는 “500명의 의료급여환자를 퇴원시킨다는 방침이 발표된 후 환자들이 불안해하며 “가기 싫은데 나가야하냐?, 다른 곳 가기 싫다”, “보호자에게 전화해서 보내지 말라고 말해 달라”고 말하고, “병원이 리모델링한다는데 나가야 하는 거냐?”고 묻는 보호자에게 환자와 보호자의 호소를 외면할 수 없었던 홍혜란 지부장(간호사)은 근무시간이 아닌 시간에 병원 앞에 서서 환자와 보호자에게 그들의 권리를 알렸다.

“병원이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하는 줄 알았다.”, “다른 곳으로 가면 산책로도 없고 알선해 준 곳이 멀어서 걱정이었다.”라며 환자보호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함께 받기도 했다. 그런데 의료인이자 노조지부장으로서 양심과 정의를 위한 활동을 한 지부장을 말도 안 되는 이유를 걸어 해고한 것이다. 이는 부당해고이며, 노조활동을 위축시키고, 방해하려는 부당노동행위이다. 재단 측은 당장 해고를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 투쟁기금의 전달받고 감사의 말씀을 전하는 홍혜란 지부장

건강보함환자와 의료보호환자와의 차별에 대해 홍혜란 지부장은 “환자는 오죽하겠습니까? 건강보험환자와 의료보호환자와의 차별이 심했습니다. 건강보험환자와 의료보호환자는 건물이 다른데, 건강보험환자는 24시간 온수가 나오고 기본적인 의식주가 풍부합니다. 그러나 의료보호환자 건물에는 아침저녁 1시간 온수가 나오며 식단도 처음 보는 음식이 많았고, 소량 지급되었고, 환의복도 찢어진 옷을 입거나, 갈아입을 옷이 없으면 속옷차림으로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력이 부족하여 모든 것은 환자와 근무자가 함께해야 했습니다.

저희는 이 모든 것들이 익숙해져있고 당연한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노동조합을 만들고 여러 사람과 대화를 해보니 이것이 바로 인권침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사장은 환자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관심이 없으니 근무자를 자기 비서 부리 듯 합니다. 직원들에게 알콜이 섞인 젤릴샷을 제조해서 판매하게 했으며, 미술관을 지어, 개관식에는 써빙을 하게하고 잔디도 깎게 했습니다.

그간 이런 이사장의 갑질을 참고 근무한 직원들에게 이젠 경영이 어렵다며 복지부 수가를 핑계로 모든 책임을 직원과 근무자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현재 경기도의회, 복지부, 인권위원회, 국회 모든 곳에서 저희 병원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번 투쟁을 통해 환자와 근무자의 인권이 보호받고 기준을 바로잡아 좋은 병원, 다니기 좋은 병원을 만들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라며 그간의 억울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