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결의문>

○ 2020년 2월, 코로나가 시작되자 청주의료원과 충주의료원은 정부 지침에 따라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었다. 전체 병상의 90% 이상 차 있던 환자들을 달래가며 다른 병원으로 이송시키고, 민간병원에선 진료를 꺼리던 코로나 환자의 입원과 치료를 두 의료원이 전담했다. 겪어보지 못했던 펜데믹에 두렵고 힘들었지만, 공공병원에 종사하는 의료인이라는 직업정신과 사명감을 갖고 2년간 코로나로부터 수많은 환자를 지켜냈다.

○ 2022년 6월, 청주의료원과 충주의료원은 감염병 전담병원에서 해제되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두 의료원은 심각한 경영위기에 내몰렸다. 코로나 환자만 진료하는 동안 다른 ‘단골병원’이 생긴 환자들은 의료원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새로운 환자들도 의료원은 ‘코로나 병원’이라는 생각에 찾지 않았다. 떠나간 환자와 의사가 돌아오지 않아 병실은 텅 비었고 공익적 적자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충북지역 공공병원은 생존 위기에 맞닥뜨렸다.

○ 중앙의료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방의료원이 코로나 전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적어도 4년간 회복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는 회복기동안 손실보상을 지원하기로 약속하고는 손실보상금은 6개월 만에 중단되었다. 심지어 2024년 회복기 지원금 예산은 전무하여, 전국지방의료원 지부장들은 혹한에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해야만 했다. 수십일 곡기를 끊은 대가로 예산을 따냈지만, 이는 전국 35개 지방의료원이 나누어 가지면 단 한 차례의 임금 체불만 막을 수 있는 아주 소량의 금액이었다.

○ 보건의료노조 소속 전국의료원지부들은 감염병 지정병원이 해제된 이후 지난 2년간, 국회 앞에서, 보건복지부 앞에서, 기획재정부 앞에서 직원 임금 체불만이라도 막아달라며 울부짖고 목놓아 외쳤지만 정부는 우리의 목소리를 끝내 외면했다.

○ 하지만 그럴수록 공공의료를 향한 도민의 목마름과 열망은 더욱 거세지고, 충북의 두 의료원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굳건해졌다. 우리는 마음을 다잡고 충북 지방의료원 재정 지원 촉구를 위한 긴급 서명운동을 시작했고, 도청 앞에서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두 의료원 정상화를 촉구하는 출근 선전전을 하고, 오늘 바로 이 자리에서 충북의 공공의료 붕괴를 저지하고 두 의료원을 되찾기 위한 결의대회를 선포한다.

○ 청주‧충주의료원은 공공병원으로서 도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지역의료의 거점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또 다른 펜데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두 의료원이 아니면 어떤 병원이 감염병 대응의 선두에 서겠는가. 또한 두 의료원은 공공병원으로서 취약계층 진료와 지역의료 발전을 위한 공익적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충청북도는 진정 지역의료와 공공의료의 발전을 위한다면, 청주‧충주의료원이 공익적 적자로무너지지 않도록 두 의료원의 회복기 지원을 책임져야 한다.

○ 충북 공공의료의 붕괴를 막고 도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충청북도는 충분한 예산을 편성해 청주‧충주의료원이 정상화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청주·충주의료원의 경영 위기는 병원의 경영 실책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 공익적 적자이다. 공공병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공익적 적자를 정부가 책임지지 않는다면, 이후 또 다른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더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둘째, ‘충청북도 지방의료원 설립과 운영에 관한 조례’에 지방자치단체의 운영비 지원에 대한 조항을 추가해 지자체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충청북도의 조례에는 지방의료원의 운영에 대해서만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다른 지자체의 조례에는 지방의료원의 공익적 활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의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공공의료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의지를 보여주는 척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코로나에 이은 또 다른 감염병, 의사 집단 진료 중단과 같은 의료 비상 사태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의료원에 총괄적인 의료진 수급, 시설 보강 등 전폭적으로 투자하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 우리는 무너지는 충북 공공의료를 두고 보지 않는다. 충청북도가 책임지고 청주‧충주의료원을 정상화하여 두 의료원이 도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공공병원의 역할을 다하는 그 날까지, 우리는 끝까지 함께 투쟁할 것이다.

2024년 7월 1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충북지역본부 조합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