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스터 섬’ 여서도(麗瑞島)를 아시나요?

▲ 강제윤 / 섬연구소 소장, 시인

한국 최고의 돌담들, 아니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섬의 돌담 문명이 자리한 여서도(麗瑞島).

여서도 돌담은 집은 물론 밭들까지도 온통 돌담으로 들러 쌓여, 외부에서 보면 거대한 성곽 같다.

전남 완도군 외딴 섬. 여서도의 민가 마당에는 고인돌이 있고, 개울에는 수백 년 된 돌다리가 아직도 건재하다.

돌담 안 텃밭에서 곡식들이 자라고, 돌담의 보호를 받으며 수백 년을 마르지 않는 샘이 있다. 여서도는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 여서리에 소재하고 있으며, 면적 2.51㎢에 인구 80여 명 남짓 살고 있는 작은 섬이지만, 섬의 가치는 결코 작다 할 수 없다. 여서도는 돌담만이 아니라 섬 전체가 문화재다.

▲ 여서도(麗瑞島) ; 지도 맨 아래에 위치해 있다.(주소 ;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 여서리)

여서도의 돌담들은 그저 평범한 민가의 돌담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여서도는 제주와 완도 사이 난 바다에 바람 막아줄 무인도 하나 없이 홀로 우뚝 솟아 있어, 주민들은 전적으로 돌담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여서도 돌담들이 높아진 것은 오로지 바람 때문이다. 바람군단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집집마다 축성한 성벽들. 고대 유적처럼 장엄한 돌담들. 반드시 보존돼야 할 이 나라의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여서도 민가에는 사람들이 깃들어 살지만 여서도 돌담들은 결코 사유물이 아니다. 수백 년을 이어져온 돌담들은 이미 공유자산이다. 국가가 나서서 돌봐야할 문화재다. 여서도는 잘만 가꾸고 보존한다면, 제주 성읍이나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 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최초의 섬 민속마을이 될 수 있을 만큼 섬 민속이 잘 보존되어 있다. 국가에서 적극 보호해야할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