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2명, 남목고개 고가도 고공농성 돌입

▲ 현대중공업사내하청 노동자 2명이 11일 새벽 5시경 울산시 동구 남목고개 성내 3거리 고가도로 기둥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사진제공 ;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현대중공업사내하청 노동자 2명이 11일 새벽 5시경 울산시 동구 남목고개 성내 3거리 고가도로 기둥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고공농성에 돌입한 노동자들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전영수 조직부장과 이성호 대의원이다.

그들은 “대량해고 구조조정 중단, 비정규직 철폐, 하청노동자 노동기본권 전면 보장”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고공농성에 돌입한 노동자들은 조합원들에게 보낸 편지글을 통해 “끝이 보이지 않는 대량해고에 동료와 가족들의 절망이 너무나 깊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구조조정이 2년 넘게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미 2만여 명의 하청노동자들이 쫓겨났고, 앞으로 1만여 명이 더 해고될 위기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상 정리해고지만, 그나마 정규직들은 희망퇴직으로 포장된 위로금도 받고, 일부 보상도 받는다. 그러나 하청노동자들은 그 어떠한 보상과 위로도 없이 그냥 쫓겨난다. 6개월을 일하든, 수십 년을 일하든 똑같다“며 같은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기본급과 수당이 삭감되고, 잔업과 특근이 사라져 월급이 반토막 난지 6개월이 넘었다. 상용직인 본공은 줄이고, 2~3차 하청인 물량팀은 계속 늘려 극심한 고용불안과 저임금 체계가 이미 공고해졌다. 기댈 언덕은 퇴직금뿐인데, 그것도 업체가 4~5차례 폐업하고 승계되는 사이에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대체 이 상실감을 어찌해야 합니까. 차별이 일상인 이류 시민, 삼류 노동자의 무너지는 심정을 과연 누가 보듬어 줄 수 있을까요”라며 비정규직의 현실을 하소연 했다.

또한 “하청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은 공포와 두려움 그 자체다. 원청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사내하청업체 이전과 취업이 원천 차단당하기 때문이다. 노조의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선뜻 나서서 뭉치지 못하는 이유”라며 “2003년 노조를 설립하고 두 분의 열사를 모시며 14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똑같다. 그래도 ‘하청 인생 뭐 있나’하며 노조에 가입하고 끈질기게 싸워 온 소중한 우리 조합원들이 있다. 하지만 노동조합을 한다는 이유로 고용승계와 취업에서 배제당하는 고통이 너무나 크다”며 노조활동에도 큰 제약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 예로 “작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하청노조 주요 간부들 80%가 업체 폐업을 계기로 대부분 해고됐다. 구조조정과 물량감소를 이유로 고용승계에서 배제당하고, 개별 구직에서 블랙리스트에 걸려 새롭게 취업조차 할 수 없다”고 밝히며, “정말 하청은 노조하면 안 되는 겁니까?”라며 되물었다.

마지막으로 “정규직 동지들의 어렵고 힘든 싸움을 누구보다 응원하고 지지한다. 항상 그래왔듯이 민주노조의 뿌리까지 들어내 씨를 말리려고 하는 현대중공업 자본의 가공할 탄압이 점점 기세등등해 지고 있다. 이제, 현장에서도 결사항전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노동당, 하청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고,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라!

노동당 울산시당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조합원 고공농성에 돌입한 것에 대해 “하청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고,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노동당 울산시당은 논평을 통해 “하청노동자가 벼랑 끝으로 몰려 고공농성에 돌입하게 된 책임은 정부와 현대중공업 자본에게 있다. 구조조정이 시작된 2014년 말부터 지금까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하청노동자들은 2만 명이 해고되었고, 추가로 1만 명의 하청노동자를 해고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대중공업 재벌은 조선업 불황을 핑계대지만 실상 작년 현대중공업은 1조6천억 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정몽준 재벌은 오로지 3세 세습경영을 위해 분할 분사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하청노동자를 대량해고 하고 있다. 하청노동자 대량해고 사태의 본질은 조선업 불황이 아니라 정몽준 재벌의 경영세습을 위한 탐욕에서 비롯되었다”며 구조조정의 근본원인이 조선업 불황이 아니라, 3세 세습경영을 위해 분할 분사 추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동당은 정부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정부는 조선업 불황에 따른 고용안정을 위해 ‘고용유지지원금’을 도입했지만, 하청노동자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이 제도는 정부가 고용유지를 위해 1일 6만 원 한도에서 임금의 75%를 지급하는 제도이지만, 하청 고용유지를 위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하청업체는 단 한곳도 없다. 어차피 하청노동자는 손쉽게 해고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정부의 안일한 정책과 현중 재벌의 탐욕이 고공 농성으로 하청노동자의 등을 떠밀었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은 320억 고용안정기금 출연해 하청노동자의 고용 보장하라!

그러면서 노동당은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현대중공업 재벌이 기금을 출연하면 정부 지원금으로 하청노동자 대량해고를 막을 수 있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이 그나마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원청 현대중공업과 정몽준 재벌이 ‘하청고용안정기금’을 출연해 휴업급여의 일부를 책임져야 한다. 하청노동자들이 ‘고용유지지원금’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원청이 휴업급여를 지원하는 일은 충분히 가능하고 정당한 일이다. 생계가 막막해진 하청노동자들과 그 가족의 삶을 생각해보라. 결과적으로 휴업급여의 25%, 1인당 하루 2만 원도 안 되는 지원금을 책임지는 일조차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320억 고용안정기금을 출연해 하청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이어 “현대중공업이 2016년에 벌어들인 영업이익 1조 6천억 원의 2.25%인 360억 원만 출연하면 된다. 그러면 정부의 지원금으로 6개월간 하청노동자 1만 명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은 하청노동자 가족 4만 명의 생계가 달린 문제이다. 그동안 정규직 대신 하청을 사용해서 막대한 이윤을 챙기는 권리를 누리고도, 아무런 책임은 지지 않는 탐욕과 몰염치를 더 이상 보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당은 노동부와 검찰에 대해서도 “현대중공업의 블랙리스트를 철저하게 진상조사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라”라고 촉구했다.

노동당은 “고공농성에 돌입한 현중 사내하청 조합원들은 <블랙리스트로 인해 하청노조 주요 간부들 80%가 해고 되었고, 고용승계에서 배제당하고, 새로운 취업조차 할 수 없다>는 현실을 폭로했다.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한 사용자의 블랙리스트는 단순한 노동탄압을 넘어 헌법에 보장된 노동권 자체를 파괴하는 심각한 범죄행위다. 현대중공업이 하청노조 가입을 막기 위해 블랙리스트 제도를 운용해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한 근거로 2014년 4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환경실태조사 결과를 밝혔다. “전체 하청노동자의 78.7%가 “하청노조에 가입할 의향이 있다”는 의향을 밝힌 반면, 동시에 75.7%의 하청노동자가 <해고와 블랙리스트가 두려워서 가입을 못하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5만 명에 달하는 하청노동자가 블랙리스트를 몸소 체험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증거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부당노동행위를 단속해야할 노동부와 범죄행위를 조사해야할 검찰은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동부와 검찰은 이번 계기로 현대중공업 그룹이 운용하고 있는 하청노동자에 대한 블랙리스트 제도를 철저하게 진상조사하고, 관련자를 모두 구속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노동당 울산시당은 “대량해고 구조조정 중단, 노조활동 보장, 블랙리스트 폐지, 하청조합원 고용승계 및 복직을 위해 고공농성중인 하청노동자들을 지지하며, 해당 요구가 하청노동자들의 고용이 보장될 때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 김종훈 의원

김종훈 의원, 하청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보장해야

노동조합 활동 보장하고 블랙리스트를 당장 없애야

울산 동구 김종훈 국회의원도 논평을 내고 “지난 2년간 구조조정으로 어떤 보상도 없이 2만여 하청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앞으로 1만여 명이 더 해고될 위기에 놓여있다. 하청노동자들은 기본권과 수당이 삭감되고 잔업과 특근이 사라져 월급은 반토막 났다. 상용직인 본공은 줄이고 2~3차 하청인 물량팀이 계속 늘려 고용불안과 저임금체계가 굳어지는 추세다. 게다가 업체가 4~5차례 폐업하고 승계되는 사이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욱이 하청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한다는 이유로 원청의 블랙리스트에 사내하청의 이전과 취업을 배제당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노동자들의 현실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먼저 노동자들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대량해고 구조조정을 중단해야 한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의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고 노동적폐인 블랙리스트를 당장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원청인 동양산업개발은 하청노동자들과 대화로 문제 해결을 나서야 한다. 또한 현대중공업과 미포조선에서 해고된 하청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보장해야 한다” 주장했다.

또한 “경찰은 물리력을 동원한 강제진압을 해서는 안 된다. 강경한 대응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하청노동자들이 고공농성을 풀고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치권, 울산시, 동구청과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