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5월 21일 '인천시 장애인권리보장 촉구 기자회견'

‘420인천공투단’과 ‘해바라기 대책위’가 2015년 5월 21일부터 인천시청 현관 앞에서 “인천시 장애인권리보장 쟁취”를 위해 무기한 노숙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420인천공투단’이 결성된 것은 지난 4월 2일(목). 이날 인천지역 장애인과 시민사회단체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차별 철폐의 날’로 만들겠다며 선포식을 가졌다. 

‘해바라기 대책위’는 작년 12월에 발생한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의문사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꾸려진 단체다. 경찰 수사 결과, 시설의 생활재활교사들이 이용인에게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폭행을 자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사망한 이용인의 직접적인 사인인 ‘격막하출혈’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못했다.

※ 관련보도 보기 ☞ 해바라기 생활재활교사 9명 폭력혐의 입건

이후 ‘해바라기 대책위’는 시설에서 폭행 및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해바라기 요양시설을 폐쇄할 것"과 "장애인 탈시설과 자립생활을 보장해줄 것" 등을 ‘420인천공투단’과 함께 인천시에 요구해 오고 있다. 

4월 15일(수), ‘해바라기 대책위’와 ‘420인천공투단’은 인천시청 정문 앞에서 ‘2015년 420 장애인차별철폐 인천공동투쟁단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 ‘장애인차별 철폐를 위한 9대요구안’을 내걸고 인천시가 이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4월 17일(금) 인천시는 ‘420인천공투단’의 9대요구안에 대한 답변서를 보내왔다. 하지만 인천시는 답변서에서 재정부족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요구안 대부분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420인천공투단’과 인천시 각 실과는 5월 21일(목) 오후 3시 ‘9대요구안’을 놓고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한편, 인천시는 인천지역 장애인 및 시민사회에 ‘탈시설-자립전환 5개년 종합계획’과 ‘탈시설 전환센터 설치’ 그리고 ‘활동지원 24시간 지원’ 등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가 인천시에 권고한 횡단보도 설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천지하철 2호선 운영계획에도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 ‘9대 요구안’은 이를 근거해 마련된 것이다.

5월 21일, ‘420인천공투단’은 간담회를 앞둔 오후 2시부터 ‘9대 요구안’ 수용을 인천시에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간담회는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됐지만 이번에도 아무런 진전은 없었다. 인천시는 재정부족과 담당자 변경으로 인한 업무의 단절 등을 이유료 약속과 요구를 이행기 어렵다고 거듭 밝혔다. 이에 ‘420인천공투단’은 ‘9대 요구안’ 가운데 핵심적인 ‘4대 요구안’만큼은 관철시키겠다는 각오로 무기한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 2015년 5월 21일 '420 인천공투단'과 인천광역시 각 실과 관계자들이 장애인권리 보장을 위한 '9대 요구안'을 놓고 간담회를 가졌다.

‘4대 요구안’은 ▲ 인천시와 시민사회가 장애인 탈시설과 자립보장을 지원하는 계획을 체계적으로 논의할 TFT를 함께 구성할 것, ▲ 유정복 인천시장이 약속한 ‘24시간 활동지원 서비스’를 조속히 실시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 ▲이미 예산까지 승인된 저상버스 70대 확충계획을 이행할 것,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을 폐쇄하고 이용인들의 탈시설과 자립생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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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지 않은 사태를 예단해 시청 출입을 제재한 청원경찰"

2015년 5월 21일 오후 5시 30분 무렵, ‘420인천공투단’과 인천시 각 실과 관계자가 가진 간담회가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인천시청 현관 앞에서 고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기자회견 이후, 시청 현관 앞에는 장애인 및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간담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들과 인천시 청원경찰이 언성을 높이며 대립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사태의 전말은 이렇다. 기자회견 이후 잔류하고 있던 시민들이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시청을 출입하게 됐다. 이때 청원경찰은 한 명씩 교대로 화장실에 다녀오라며 이들을 통제했다고 한다. 시민들은 청원경찰의 요구에 특별한 불만을 표시하지 않고 응했다. 

하지만 생리현상까지 청원경찰의 통제에 따라 발생하는 것은 아니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라면 더더욱 이 순간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고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자 청원경찰은 시청 출입문을 봉쇄하고 이들의 출입을 막았다. 이에 부당함을 느낀 시민들은 청원경찰에 항의를 했고, 이윽고 고성이 오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청원경찰 측은 과거에 집회에 모인 시민이 화장실을 이용하던 중 시청에 난입해 시위를 벌인 일이 있어 통제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 청원경찰은 시청 내부에서 집회 참가자들을 통제하라는 지시가 있어 이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원 경찰의 행위는 시민의 권리와 인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인권운동연대(humanrights.jinbo.net) 서창호 사무국장은 “공공건물은 시민을 위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를 제한한 것은 시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을 “예단해 제재를 가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는 의견을 전했다.

▲ 휠체어를 탄 시민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인천시청 청원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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