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국립중앙박물관이 '임시 휴관'을 한다.

2022년 5월 21일(토) '국가중요행사'로 인해 기획전시실을 제외한 모든 시설에 대한 임시 휴관을 실시한다.

이에 따라, 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이 열리는 기획전시실은 오후 2시 30분 예매 분까지만 입장이 가능하고, 용극장 '반쪽이전'도 오후 2시 예매 분까지만 입장 가능하다. 상설전시관에서 개최 중인 특별전 '아스테가,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 역시 운영하지 않는다.

한미정상회담 때문이다.

한미정상회담은 지난달 말에 일정이 확정됐음에도, 정상회담 3일 전에서야 만찬 장소가 알려지고 국립중앙박물관 측이 갑자기 휴관 공지를 냈다.

외교관계라는 것도 국민 상식선에서다.

결정을 둘러싸고 논란이다.

갑작스러운 통보, 장소 지정의 부적절 등이 문제다.

관람 예약자들은 불만이다. 일부는 대통령 집무실의 무리한 용산 이전까지 거론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는 국민에게 돌려주고 국중박(국립중앙박물관)을 빼앗는다"라는 비판과 더불어, 국립중앙박물관을 왜 '식당'처럼 쓰냐는 지적이다.

국민의 문화향유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에,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는 박물관에서 만찬이 웬 말이냐는 비판이다.

대통령실이 설득하는 과정 없어 불통 행태라는 지적이다.

물론,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우리 역사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좋은 기회라는 찬성론도 있다. 박물관 역할을 확장하면서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세계적 박물관·미술관들이 외교 행사는 물론 기부금 모금 파티 등 각종 행사를 연다는 해외 사례도 지지 근거다.

세계 어느 나라에나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박물관·미술관이 있다.

프랑스의 루브르, 영국의 브리티시, 러시아의 에르미타주,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바티칸의 바티칸 뮤지엄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있다.

한국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40만여 점의 문화유산을 보존·연구·전시하는 한국의 얼굴이다.

중앙박물관에서의 만찬 논란은 이전에도 있었다.

2010년 G20 정상회의 환영만찬과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정상 배우자 만찬 때도 같은 문제가 제기됐다.

2005년 문화재청 허가로 창경궁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세계철강협회 주최 만찬, 2004년 국제검사대회 참가 검사들의 경복궁 만찬도 논쟁이 벌어졌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찬반 논리에 달라진 것은 없다.

문화유산 보존, 시민 불편 최소화 속에 박물관·미술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은 국제적 흐름이다.

생산적 논쟁을 통해, 한국의 얼굴(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한 활용성을 높이는 사회적 합의가 마련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 이 글은, 지난 5월 20일 오전에 작성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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